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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발달장애청소년들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에 감동
첨부파일 : 등록일 : 2011-11-10 16:13:30 조회수 : 10531

 

예술의 전당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베네수엘라 청소년 오케스트라인 카라카스 오케스트라와 발달장애청소년 오케스트라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오른 것. 1975년 허름한 차고에서 11명의 아이들과 함께 시작된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가난, 장애, 약물중독의 문제에 직면한 청소년들의 삶을 변화시켜왔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35년여의 역사를 통해 증명해온 셈이다.

 

그 결실이라 할 수 있는 카라카스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52명의 발달장애청소년들로 구성되어 있다. 발달장애라는 것은 남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다. 자기 세계에 갇혀있기 때문에 함께 화음을 이루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음악적으로 완성되어 있는 아이들에게만 입단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악보 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할 줄 아는 악기가 리코더 밖에 없는 아이들이라도 음악을 좋아하며 잠재력이 있다면 오케스트라 단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음악회가 열리기 전 만난 아이들은 덩치는 다 큰 어른이지만 아직은 엄마의 도움이 필요해보였다. 엄마가 건넨 치약 묻힌 칫솔을 들고 화장실에 가고,  핸드폰 게임에 열중하고, 의자에 누워있기도 하고, 대기실 안을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이였지만 긴장감 같은 건 없었다. 오보에 파트를 맡은 김영민(17세) 군은 작년에 입단했지만 연주 참여 횟수는 벌써 20회가 넘는다. 발달장애2급인 영민 군은 음악치료를 받다가 사회성을 길러주고 싶은 어머니의 권유로 입단했다.

 

“새로운 곡 익히는 것이 힘들어요.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서 좋아요.” 친구들과 함께인 영민 군의 표정은 밝았다. “학교에서는 혼자였던 영민이가 이곳에서는 형, 친구들과 같이 어울린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예요.” 곁에서 살뜰히 아들을 챙기는 어머니 이승희 씨는 아들을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20대 초반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함께 어울려 있었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모였기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더 쉽게 마음을 열고 서로 가깝게 지낸다고 했다.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는 영민 군은 오보에라는 악기 덕분에 친구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활발한 연주활동으로 인한 친구들의 관심은 영민 군에게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아이가 음악을 좋아해서 앞으로 음대에 진학시킬 생각이에요” 어머니 이승희 씨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영민 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활동해온 선임 단원 김하늘(19세) 군은 “음악을 배워가는 과정이 좋다”고 말했다. 김 군은 특히 연주여행 다니는 것이 즐겁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활약은 폭넓다. 연1회 개최하는 정기연주회는 물론 국내 각지의 병원, 국제 관악제가 열렸던 제주도, 그리고 미국, 중국까지 종횡무진 세상을 누빈다.

 

 

 

“발달 장애 아이들은 자폐 성향이 강해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못해요. 관심도 없고요. 그러나 오케스트라 활동을 한 이후로는 남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어떤 친구가 안보이면 찾더라고요.” 하늘군 어머니 이월순 씨는 하늘이가 연주여행 다닐 때마다 항상 쫓아다녔는데 이제는 혼자 다니기도 한다면서 모임 안에서 사회성과 인내심을 기르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만난 후 음악회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음악회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러 온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학예 발표회 때 어쩌다 듣게 되는 아마추어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에 못 미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쾌한 트럼펫 소리로 시작된 첫 곡은 예상을 깨뜨렸다. 자세를 고쳐 앉으며 경청하기 시작했다.

 

 

 

관악기와 타악기의 완벽한 하모니를 선사한 첫 곡 <경기병 서곡>은 그들이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주었다.  처음엔 5분을 가만히 앉아있거나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긴 시간동안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연주를 이어갔다. 또 자기 소리에만 집중하던 아이들이 동료들의 소리를 듣고 지휘자의 지시에 맞춰 하모니를 이루어냈다. 일반인의 10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가능한 일. 그들은 그것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너무도 훌륭하게 해내고 있었다. 

 

두 번째 곡 은 그 유명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었다. 멀리 해외서 날아온 소외 청소년들과 국내의 지적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들려준 ‘운명’은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이었다. 도전할 수 있음을  음악으로 들려주었다.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연주를 들으며 그들에게 어떤 장애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연주도중 자신의 파트가 쉴 때 가끔씩 크게 하품을 하거나 엉뚱한 때에 청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보통의 연주회와 다르다면 다른 점이랄까, 솔직한 그들의 모습에 오히려 미소가 지어졌다. 

 

 

곡을 마치자 객석에선 소나기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느 프로 교향악단 못지않은 그들의 연주가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알기에 칭찬을 아낄 수가 없었다. 일어서서 환호를 받는 연주단원들의 얼굴엔 자부심과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들은 행복해보였다. 연주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과 경계 없이 음악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그들 모두가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 주부 기자 이정훈

 hunlee87@naver.com

출처 : 따스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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