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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장애인도 잘하는 게 있다고 알리려고요
첨부파일 : 등록일 : 2012-04-02 00:00:00 조회수 : 3460
발달장애 청년 7명의 초등학교 연주 투어
예술 공부한 지적장애 청년들, 서울 상계초등학교 시작으로 연말까지 11개 학교 방문 계획

 
 
29일 오전 10시 서울 상계초등학교 2층 강당. 검은색 턱시도에 나비 넥타이를 맨 7명의 청년이 번쩍이는 금관 악기를 품에 안고 가로 10m, 세로 3m의 무대 위에 올랐다. 예술대학을 졸업한 발달장애 청년 7명으로 구성된 '하트 미라클 앙상블'이다. 이들 앞에는 초등학생 관객 400여명이 빽빽이 앉아 있었다.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의 모습을 보러온 '증인'인 셈이다. 플루트를 부는 이영수(25·지적장애 2급)씨는 한 관객과 눈이 마주치자 쑥스러워하며 빙긋 웃었다.

오전 11시 공연이 임박했다. 지도교사가 손가락을 하나씩 꺾어 첫 음이 들어갈 타이밍을 알려주자 단원들은 눈짓으로 신호를 받았다.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증상을 갖고 있는 발달장애 단원들은 이날 공연을 위해 500번도 넘게 같은 곡을 반복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흥겨운 멜로디의 'Under the sea'를 연주할 때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에 호응하듯 클라리넷 주자 김우진(23·지적장애 3급)씨는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탔다. 플루트·트롬본 등이 내는 높고 낮은음이 두껍게 층(層)을 이뤄 강당을 울렸다.

앙상블 단원 7명과 상계초 학생 7명의 '라데츠키 행진곡' 합주(合奏)도 있었다. 지도 교사 고대인(31)씨가 "빰빠바바 빰빰빰! 마지막으로 연습해보자"고 외치자 단원들은 번쩍이는 금관 악기에 입술을 댔고, 초등학생들은 탬버린·트라이앵글로 박자를 맞췄다.


 
 
 
앙상블팀은 29일 서울 상계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서울 시내 11개 초등학교를 도는 장기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연주를 통해 '옆에 앉은 장애인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된다' '장애인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어린 학생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다. 공연을 지켜본 상계초 이강석(13)군은 "특수학급에 다니는 내 친구도 나중에 악기 부는 아저씨들처럼 멋져질 것 같다"고 했다.

공연을 펼친 단원들도 학창시절엔 많은 아픔을 겪었다고 했다. '특수반'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고, 괴롭히는 친구와 싸웠다. 배현규(28·지적장애 2급)씨는 과거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이상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놀릴 때마다 깊은 상처를 입었다.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엄마 왜 친구들이 괴롭혀?" "왜 나보고 바보라고 그래?"라고 물었다. 그가 등을 볼펜으로 찌르는 한 친구와 크게 다투자 담임교사는 전학을 권했다. 배씨의 어머니 서점순(54)씨는 "그럴 때마다 '네가 잘하면 친구들이 달라질 거야'라고 타이르곤 돌아서서 혼자 가슴을 쳤다"고 했다. 홍정한(23·발달장애 3급)씨도 중학교 재학 당시 "홍정한 건드리면 선생님한테 혼난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고 했다. 색소폰 주자 이성민(23·자폐성 장애 2급)군의 어머니 박경주(50)씨는 "친구들이 몰래 꼬집고 때려서 성민이 온몸이 멍들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그런 아이가 초등학교들을 돌며 연주를 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날 강당 한쪽 구석에서는 플루트 주자 배현규씨의 어머니 서점순씨가 손뼉으로 연주를 따라 했다. 흥겨운 곡인데도 눈물을 글썽였다. "아들 연주는 매일 들어도 가슴이 찡해요. 장애인도 대학을 가고, 번듯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재능을 나눠줄 수 있어요. 연주 듣는 어린 친구들도 알아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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