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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2
“장애로 잠시도 앉아있질 못했는데… 이젠 전문연주단 성장”
| 오지철 하트하트재단 회장
| 예술의전당서 20회 연주회

지난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모습. 하트-하트재단 제공
“이번 공연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오지철 하트하트재단 회장은 2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제20회 정기연주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 회장은 “20년 전 작은 꿈에서 시작한 오케스트라가 이제 전문 연주단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37명 연주자 전원이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하트하트재단이 지난 2006년 창단했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은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연주하도록 이끄는 것은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첫 정기연주회 때는 곡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 오 회장은 “창단 초기, 악보도 볼 줄 모르고 단 몇 분도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한 명씩 매달려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했다”며 “오랜 시간 단원들의 엄청난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단원들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전문 연주자로 성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도 포함돼 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지금까지 예술의전당 정기연주회와 뉴욕 카네기홀, 워싱턴 DC 케네디센터, 파리 살가보, 벨기에 왕립음악원 등 국내외에서 1300회 넘게 공연하며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서 왔다. 올해 8월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일본 투어 공연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을 연주하고,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교수가 협연자로 참여해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1악장을 들려준다. 바리톤 이응광, 음악평론가 장일범도 함께해 공연의 풍성함을 더한다. 중학생 소년으로 첫 무대에 섰던 창단 멤버 김동균·이영수 단원은 ‘리골레토 판타지’를 플루트로 연주하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오 회장은 “올해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전문 예술가로 활동하는 기반을 마련한 전환점이 됐다”고 전했다.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전문기업 ‘하트하트 아트앤컬처’가 출범하면서 오케스트라 단원 전원이 정규직으로 고용됐으며, 안정적인 급여와 복지를 보장받는 직업 연주자로 새롭게 도약했다.
오케스트라 창단 때부터 함께해온 장진아 하트하트 아트앤컬처 대표는 감회가 남다르다. 장 대표는 “지난 20년간의 여정은 단순한 성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에서 전문 단체로서 더욱 확장해가며, 장애 예술가들의 자립과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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